부동산이라는 전공과목
솔직히 대학생 시절의 나는 공부와는 거리를 많이 둔 불량 학생이었다. 공부보다는 댄스 동아리, 아르바이트, 한국어 과외에 치중하며 시간을 들였기에 학교 성적은 좋지 않았다.

윗 등급표 기준으로 일반인 중에서도 중간 수준이었으니, 어지간히 공부를 안하긴 했나 보다. 일례로, 전공 필수과목이었던 선형대수학을 1학년 2학기, 2학년 2학기 때 두번이나 F를 때려 맞고, 3학년에 간신히 수료했던 기억이 있을 정도다. 지금 생각해보면 필수과목인 것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것이, 미적분부터 해석까지 왠만한 전공과목의 기초/토대가 되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해당 지식이 없이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고, 넘어가더라도 심화된 지식이 연결되지 않고 조각모음 하듯 모아놓은 것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 전공과목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3대 요소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것들을 요약해 “의, 식, 주”라는 표현을 쓴다. 중요한 순서로 생각했을 때, 입거나 먹는 것보다는 후순위라고 생각해 볼 법 하지만, 어찌되었는 최소 3번째로는 중요한 요소이다.
30대 중반이 되어 나의 가족이 생기고, 두 딸이 태어나도록 사는 문제(주택, 거주 환경)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것을 고백한다. 지금까지 나는 ‘(주거에 대한) 환경은 크게 중요치 않다’ 혹은 ‘애들은 그냥 환경에 맞춰서 적응하면서 큰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반면 서울 강서구 화곡동 출신의 와이프는 거주 환경 및 주택 문제에 대해 민감한 편이다. 특히 처형은 목동쪽 학교로 진학하여 목동 출신의 동급생에게 텃세를 경험했고, 듣기로는 빈부격차 및 학습환경 격차에 대한 데미지를 그대로 받은 듯 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에이, 학생들이 텃세를 부려봤자…”라고 얘기를 하지만 그때마다 와이프는 “뭘 모르는 소리”라는 핀잔을 준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주”에 대한 나의 가치관은 어떻게 생성된 것일까?
울산에서 태어난 이후, 5살에 창원으로 이주하여 주택 2층 전세로 시작한 우리 가족은 초등학교 3학년에 첫 분양 아파트에 입주하였고, 이후 고등학교 시절 창원내 노른자 땅의 아파트 분양에 성공하여 현재까지도 보유중이다. 입주한지 15년 가까이 흘렀지만, 해당 아파트의 매매가는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어쩌면 “주거 환경이 중요하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주거 환경을 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안정되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가족의 주거 환경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사실 유년기 우리 가족의 재테크(특히 부동산)는 엄마가 전담했다. 분양 정보 수집, 조건을 만족하여 신청, 분양권 취득, 입주까지 실제로 두 세번의 이사는 실거주도 충족시키며, 시세차익도 크게 남겼다. 지방 중소도시로 이주와서 빚을 지고 마이너스부터 시작해서 이 정도 이뤄놓은 부모님의 노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그런 노고 아래에서 보호받으며 주거 환경에 대한 부족함 없이 자랐음을 깨달았다.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다
인생의 3대 요소 중 살 주(住)에 대해 공부를 하고자 한다. 인생을 풍부하고 행복하기 살기 위한 필수 과목인 부동산을 좋은 학점으로 따낸다면 그 이후에 심화과목은 좀 더 수월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부동산은 “배워서 남 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지식이 아니던가?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나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가능성도 있다.
부모님이 나에게 물려준 안정적인 환경을 나의 아내, 두 딸에게도 물려주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고 있다. 특히 유년기의 부족함은 사람의 인격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실행할 수 있는 플랜을 찾아 진행코자 한다.
플랜을 세우고, 진행하는 과정은 이 블로그에 천천히 기록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