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한명이냐 두명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세상에 여러가지 선택이 존재하지만, 결혼한 부부에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다가오는 고민은 아이를 몇 명 낳을 것인가(주로 아이 하나 VS 둘)이다. 물론 부부의 가치관이 명확하여 딩크족으로 합의봤다면 갈등은 없겠지만, 아이는 가지고 싶고 한 명 낳았더니 육아와 맞벌이에 치여 너무 힘든 부부들에게는 둘째를 낳아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 부부에게 별모양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드리니, 선택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별모양 부부의 현재 조건
1. 지방 중소도시에 거주
2. 사내부부
3. 8시 출근, 5시 퇴근
4. 출퇴근 시간 편도 20분(현관에서 사무실자리까지)
5. 한달에 야근 평균 1.5회
6. 근거리(2시간 이내)에 육아를 보조해 줄 친척 없음
7. 공동육아를 할 상대가 없었음(둘째 낳기 전까지)
8. 차량보유 : 준중형 세단 1대, 경차 레이 1대
서울에서 맞벌이를 하는 부부들의 평균보다는 조건이 좋지 않을까 싶다. 특히 출퇴근 시간과 야근 횟수에서 압도적으로 좋은 조건이다. 물론 감사하게도 미취학 아동이 있다는 이유로 직장으로부터 많은 배려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현 거주지가 별모양의 고향이지만 결혼 및 육아에 대해 공유를 할만한 친한 동창이 없다는 점, 부모님은 내가 대학다니는 동안 2시간 거리의 타지역으로 이사를 가셨다는 점에서 육아를 보조해 줄 친척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별모양의 와이프는 서울 출신이라 아예 언급대상이 아니다)
아이 하나의 경우


처음으로 아빠, 엄마가 되다
첫째 아이는 결혼 2년차 초반에 가져서 같은해 가을에 낳았다. 임신과 안전한 출산에 집중하던 신혼부부는 순식간에 한 생명을 돌봐야 하는 양육자가 되었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사소한 것들까지 둘 다 매달려 전력으로 대응했고, 와이프가 육아휴직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밤낮없이 녹초가 된 삶을 살았다.
아이가 점점 자라서 12개월 이상이 되자, 활동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역할놀이나 책 읽어주기, 그림 그리기 등을 어른 두명이 번갈아가면서 해도 모자란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우리 첫째, 관종 기질이 넘쳐흘러 본인 이외의 대상에 관심주는 것을 참지 못했다. 퇴근 후 아이가 잠들기 전까지의 시간의 50%는 아이와 소통하거나, 아이가 하자는 여러 활동들을 이끌어줘야 했다.
둘째 고민의 시작
별모양은 1남1녀의 장남으로, 와이프는 3녀의 둘째로 나고 자랐다. 둘 이상의 형제 관계를 어릴때부터 경험하고 자란 탓인지, 결혼전까지는 아이는 최소 둘을 생각하고 있었으나, 첫째 딸래미의 육아 경험은 둘째를 시도하기도 전에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첫째는 돌을 훌쩍 지나 빠르게 커가고 있었으며, 둘째를 갖고 낳기까지는 이것저것 최소 12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그 순간에 둘의 고민은 다음과 같았다.

1. 친구와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가정에서의 대화상대는 아빠, 엄마 뿐이라 현재와 동일한 환경의 가능성이 높다.(중학교 이상이 될 수도 있다)
2. 첫째가 16개월을 지나면서 생명유지를 위한 손많이 가는 기간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둘째가 생긴다면 한번 더 동일 기간을 반복해야 한다.
3. 첫째가 충분히 크지 않아 두 아이 모두 손이 많이 가는 시기를 버틸 수 있을 것인가?
4. 둘째를 낳는다면 3살(30개월)차이가 되는데 그 정도 터울로도 잘 어울릴 수 있을 것인가?
대략 이 정도 항목에 대해 고민을 했고, 많은 이야기를 아내와 나눴다. 만약에 이 단계에서 부부싸움이 일어날 것 같으면, 이 포스트를 참고로 진행하자.
아이 한명 양육비

구체적인 통계치를 확인하고 싶은 분은 통계청에서 조사한 기혼여성(15~49세)의 월평균 자녀양육비용 지출액 통계를 참고로 하면 되겠다.
많은 부부들이 비용에 대한 걱정으로 아이를 몇 명 낳을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 사실 별모양과 와이프는 둘 다 맞벌이를 하고 있으며, 출산휴가-육아휴직 및 초등학교까지의 고난한 시기를 이악물고 버텨서 경력단절 없이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합의했기에 비용에 대한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았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소요되는 비용은 스펙트럼이 정말 넓어서 부부의 가치관과 의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수입을 파악하고 무리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해주고 싶은 만큼 시키는 것에도 우리 부부는 합의했기에, 비용에 대한 코멘트는 크게 하지 않겠다.
(실제로 둘째 계획을 세우고, 가진 시기도, 일본에서 직장생활하다가 돌아온 뒤 와이프는 복직하고, 별모양은 기업 공채에 탈락한 직후이다.)
결론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둘째를 가지는 것으로 기울게 되었고, 그 때 우리 둘의 상황판단을 관통한 하나의 개념이 있었으니, 아래 사진과 같았다.

유치원-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첫째의 에너지를 상쇄시키기 위해서는 그것을 되받아줄만한 둘째를 낳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 결정한 것이다. 어차피 한 명 낳느라 기르느라 한 번 고생한거 두번은 못하겠냐라는 생각이 일부, 둘째가 크면서 조금씩만 서로 놀아줘도 고맙겠다라는 절박함 조금, 한 명만 낳아 계속 기른다면 둘째에 대한 아쉬움은 끝없이 따라올거란 부담감 등이 작용한 것이다.
이렇게 결정된 거, 그때부터는 시간싸움이었다. 결정난 직후 둘째갖기에 돌입했고, 첫째와 30개월 터울의 둘째 딸을 얻었다.
아이 둘의 경우
결과
기대 이상이었다. 둘째는 태어나기도 우량하게 태어났고(영유아검진 상위 2%), 태어나자부터 식성도 좋고 잠도 푹 잘 자주어서 별모양 부부를 크게 속썩인 적이 없었다.
첫째 때 모든게 처음이라 손발도 안맞고 매순간에 전력투구를 하던 초보 아빠엄마는, 둘째 때에는 베테랑이 되어 말 안해도 다음 스텝이 무엇인지 예상하여 대비했고, 힘을 줄 때/뺄 때를 잘 골라 교대로 휴식하며 육아를 진행했다.
물론 첫째가 둘째 이후 상실감이나 질투심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써야했지만, 첫째를 언니로써 인정하고 보다 많은 권한과 자유도를 부여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주니, 동생에게 엄마아빠를 조금은 양보하고, 기다리고 참을 줄 알게 되었다.



현재 아이 둘의 상황
2022년 기준으로 첫째는 7살, 둘째는 4살이 되었다. 둘째가 말을 제법 논리적으로 하게 되고, 언니와 소통이 시작되니 둘이서 특정 상황을 설정하고 함께 노는 시간이 늘어났다. 특히 아빠를 악당으로 설정한 놀이에서는 놀라우리만치 협동심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첫째 딸이 3살 당시, 둘째를 낳을지 말지를 고민하던 상황에 비교하자면, 가족구성 및 조합에 대단히 안정감, 그리고 부족함이 없음을 느낀다.
또한 위와 같이 안정감을 느끼게 된 영향인지, 부부싸움도 이전에 비해 많이 줄었고, 아빠/엄마가 아닌 남편/아내로써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조금씩 되찾고 있는듯하다.


추가로 신기하게도 각각 첫째는 엄마, 둘째는 아빠로부터 많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 같다. 이것 또한 가족간 밸러스가 절묘하게 맞춰지는 요소인 것 같아, 감사함을 많이 느낀다.
마무리
아이의 한 명 더 낳고 안낳음은 단순히 비용의 문제로만 따져져서는 안될 문제이다. 그리고 반대로 신중하게 고민하지 않고 결정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다만, 외동과 둘째 사이에서 갈등을 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강한 의지로 결단하고 실행에 옮긴다면 이러한 좋은 케이스도 있다는 것을 참고하셨으면 좋겠다.
아이 둘? 낳고 기르는 것 쉽지 않다. 하지만 요즘은 와이프와 이런 대화를 하는 빈도가 많이 늘었다.
그 때 빨리 결정해서 둘째 낳길 잘했어
요즘 가장 이쁜 시기인데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
힘들고 피곤하지만 아이들은 참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