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유통업으로 발생한 수익

인생 첫 유통업 의뢰

일본에서 한창 학부3학년으로 유학하던 2011년,
나는 소형 인테리어 업체 사장 한 분에게 한국어 과외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이 아저씨가 말하길,
한국음식을 잘하는 한국인 이모를 소개받아서 한국식당을 열어보겠다는 것.
당시 사장 아저씨는 이혼한 상태로 재일교포 애인이 있던 상태였고,
아무래도 눈치를 보니 그 애인에게 일거리도 줄 겸
본인이 좋아하는 한국음식도 맘껏 먹을 겸해서 한국식당을 운영하려는듯 했다.

지금은 사라진 한국 식당 톤쥬(豚JYU)

그러면서 나에게 식당에 필요한 용품을 한국에서 공수해와줄 수 있냐고…
동시에 왕복 비행기표와 마진 제공을 약속했다.

아저씨에게 받은 물품 리스트를 살펴보니,
주로 개량한복(알바 유니폼), 한국식 수저, 식기, 뚝배기, 인테리어 용품 등이었다.


비행기는 한국 상품을 싣고

장사
엄청난 수하물이었다

뚝배기나 식기같은 것들은 무게가 많이 나가기도 하고,
비행기표도 준다는데 까짓것 수화물 추가비용 내고 직접 가져오기로 했다.

방학에만 한달 정도 귀국하는 가난한 유학생에게는
학기 중 연휴를 끼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도 보고
한국음식도 양껏 먹고 올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였다.

그때부터 인터넷을 뒤져 지마켓, 옥션에서 물품을 주문하여
서울에 있는 친구집으로 배달을 시켰고,
일본으로 돌아오는 날 캐리어 두개, 백팩, 양손에 짐가방 두개를 들고 왔다.

사장 아저씨는 공항까지 날 태우러 왔고,
곧장 가게로 달려가 가져온 짐을 풀고 세팅을 시작했다.
너무 많은 짐에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비행기 값도 굳고 물건 전체금액의 15프로 정도가 내 마진으로 남았다.


인생 첫 유통마진이 나에게 남긴 점

그 때 느낌점은 다음과 같다.
1. 싸고 좋은 물건을 고르는 것이 참 재미있고 즐겁다는 것
2. 유통 행위를 통해 마진을 남길 수 있다는 점
3. 서로 다른 두 환경에서 동일한 재화가 다르게 평가받는다는 점

이후 한국음식점의 스타팅멤버로 이것저것 도와주었고
과외선생님/학생으로 시작한 나와 아저씨와의 관계는 알바/사장으로 바뀌었다.
반년도 되지 않고 알바를 그만두어 아저씨와의 연도 끝이 났지만,
내 생의 첫 유통수익을 발생시킨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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